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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읽는 책들

좋은 시체가 되고 싶어

여자 장의사 케이틀린 도티가 쓴 죽음에 대한 이야기, 세계 여러곳의 장례 문화를 소개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지금껏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친구, 친척 그리고 어머니의 장례식을 떠올렸다.

내가 본 장례식의 풍경은 무음으로 본다면 식당과 다를 바가 없어보인다. 지금은 결혼식이 피로연이 많이 바꼈지만, 예전에 결혼식 피로연장이 식당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 장례식과 결혼식의 차이는 식장이 어느곳이냐 정도였던 것 같다.

음식을 나누면서 누구를 추억하고, 축복하는가의 차이인가?

 

 어릴적 우리동네에는 상여집이 있었다. 동네에서 치뤄지는 장례식에 사용하는 상여를 보관하는 집이었다. 논 한가운데 있는 큰 나무아래 있었는데,한밤중에 근처를 지나려면 웬지 무서워 걸음이 빨라지곤했다.

그때는 장례식은 집에서 상여가 나가기 전까지 치뤄졌다.

얼마전 SBS 드라마 라켓소년단에 나왔던 왕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집에서 치루던 장례식과 비슷한 풍경이었던 것 같다. 시끌벅적한 분위기, 마당 한가닥 차려진 음식들과 상주를 위로해주는 사람들.

지금은 발인날 운구차에 고인을 싣고 장지로 가지만, 그때는 상여에 고인을 모시고, 상여꾼들이 상여를 매고 동네길을 지나가 장지로 간다. 장지도 동네 근처 산에 있다. 상여가 나가는 날은 동네 어디에 있든 알 수 있다. 상여꾼들의 곡소리라고 하나? 상여를 이끄는 사람이 내는 상여소리는 무슨의미인지 모르는 어린아이가 들어도 슬펐다.